제1부 4장
사주 세우기 실무 — 내 사주 직접 뽑아보기
앞의 세 장에서 재료(음양오행)와 좌표계(천간·지지·육십갑자)를 익혔다. 이제 실제로 생년월일시를 네 개의 기둥으로 바꾸는 과정 — 사주 세우기(입주立柱)를 해 본다. 요즘은 만세력 앱이 1초 만에 계산해 주지만, 원리를 한 번이라도 손으로 따라가 본 사람과 아닌 사람은 이후 모든 장의 이해 깊이가 다르다. 앱이 내놓은 여덟 글자가 "어디서 왔는지" 알아야 해석도 자기 것이 된다.
- 연주는 1월 1일이 아니라 입춘에 바뀐다.
- 월주는 음력 초하루가 아니라 절기(절입)에 바뀐다.
- 일주는 규칙 없이 60갑자가 무한 순환한다 — 그래서 만세력이 필요하다.
- 시주는 두 시간 단위의 12시진으로 나누고, 일간에 따라 시간(時干)이 정해진다(시두법).
- 한국 출생자는 진태양시 약 -30분과 서머타임 시기를 반드시 점검한다.
0. 전체 흐름 한눈에
사주 세우기는 네 단계다. 각 단계가 참조하는 기준이 서로 다르다는 점이 핵심이다.
| 단계 | 구하는 것 | 기준 | 난이도 |
|---|---|---|---|
| 1 | 연주(태어난 해의 간지) | 입춘 절입 시각 | 쉬움 — 60갑자 순환 규칙 |
| 2 | 월주(태어난 달의 간지) | 12절기 절입 시각 + 연간 | 보통 — 표(월두법) 참조 |
| 3 | 일주(태어난 날의 간지) | 만세력(60일 순환) | 암산 불가 — 만세력 필수 |
| 4 | 시주(태어난 시각의 간지) | 12시진 + 일간 | 보통 — 표(시두법) 참조 |
1. 연주 세우기 — 새해는 입춘부터
가장 흔한 초심자의 오해가 "나는 1월생이니 그해 띠"라는 것이다. 명리학의 새해는 양력 1월 1일도, 음력 설날도 아니고 입춘(대개 양력 2월 4일 무렵, 해마다 시각까지 다름)이다. 예컨대 2000년 1월 20일에 태어난 사람은 달력으로는 2000년(경진년, 용띠)이지만, 입춘 전이므로 사주에서는 1999년 기묘년(토끼띠)의 연주를 쓴다. 반대로 입춘이 지난 2월 10일생이라면 그해 간지를 그대로 쓴다.
입춘 "날짜"만이 아니라 "시각"까지 따진다는 것도 기억해 두자. 입춘이 2월 4일 11시 20분이라면, 같은 날 아침 9시에 태어난 아기는 아직 전년도 연주다. 경계선 출생은 만세력 앱이 절입 시각까지 반영해 계산해 준다.
연주 자체는 60갑자를 차례로 돌기 때문에 규칙적이다. 1984년이 갑자년이라는 것만 기억하면, 거기서 60갑자를 앞뒤로 세어 어느 해든 구할 수 있다(1984 갑자 → 1985 을축 → … → 2044 다시 갑자).
2. 월주 세우기 — 달력의 달이 아니라 절기의 달
월주의 달도 마찬가지로 음력 초하루가 아니라 절기로 바뀐다. 24절기 중 홀수 번째 12개(절節)가 달의 경계다. 달마다 지지는 고정이다:
| 월지 | 절기(경계) | 대략 양력 | 계절 |
|---|---|---|---|
| 인(寅) | 입춘 | 2/4~ | 봄의 시작 — 사주 달력의 1월 |
| 묘(卯) | 경칩 | 3/6~ | 봄의 한가운데 |
| 진(辰) | 청명 | 4/5~ | 봄의 갈무리 |
| 사(巳) | 입하 | 5/6~ | 여름의 시작 |
| 오(午) | 망종 | 6/6~ | 여름의 한가운데 |
| 미(未) | 소서 | 7/7~ | 여름의 갈무리 |
| 신(申) | 입추 | 8/8~ | 가을의 시작 |
| 유(酉) | 백로 | 9/8~ | 가을의 한가운데 |
| 술(戌) | 한로 | 10/8~ | 가을의 갈무리 |
| 해(亥) | 입동 | 11/7~ | 겨울의 시작 |
| 자(子) | 대설 | 12/7~ | 겨울의 한가운데 |
| 축(丑) | 소한 | 1/6~ | 겨울의 갈무리 |
월지가 정해졌으면 월간(月干)을 얹는다. 월간은 연간이 무엇이냐에 따라 정해지는데, 이를 월두법(月頭法) 또는 오호둔(五虎遁)이라 한다. 외울 필요 없이 표를 보면 된다:
| 연간 | 인월(1월)의 월간 | 이후 |
|---|---|---|
| 갑(甲)·기(己)년 | 병인(丙寅)월부터 | 정묘, 무진, 기사… 순서대로 |
| 을(乙)·경(庚)년 | 무인(戊寅)월부터 | 기묘, 경진, 신사… |
| 병(丙)·신(辛)년 | 경인(庚寅)월부터 | 신묘, 임진, 계사… |
| 정(丁)·임(壬)년 | 임인(壬寅)월부터 | 계묘, 갑진, 을사… |
| 무(戊)·계(癸)년 | 갑인(甲寅)월부터 | 을묘, 병진, 정사… |
예를 하나 따라가 보자. 1972년은 임자(壬子)년 — 연간이 임(壬)이다. 표에서 정·임년은 인월이 임인(壬寅)월부터 시작한다. 임인(1월), 계묘(2월), 갑진, 을사, 병오, 정미, 무신, 기유, 경술, 그리고 10번째 달인 해월은 신해(辛亥)월이 된다. 11월 25일은 입동(11/7)과 대설(12/7) 사이이므로 해월 — 즉 1972년 11월 25일생의 월주는 신해다. 이 사이트의 만세력으로 확인해 보면 같은 답이 나온다.
3. 일주 세우기 — 여기서부터는 만세력의 영역
일주는 연·월과 달리 아무런 "달력상 규칙"이 없다. 60갑자가 하루에 하나씩, 수천 년 전부터 단 하루도 끊기지 않고 순환해 왔을 뿐이다. 갑자일 다음은 을축일이고, 60일 뒤에 다시 갑자일이 온다. 그래서 특정 날짜의 일진은 기준일에서 날수를 세어야만 알 수 있고, 이 계산을 대신해 주는 책이 바로 만세력이다. 오늘날의 만세력 앱은 율리우스 적일(날짜 일련번호)로 이를 즉시 계산한다.
일주의 윗글자가 일간 — 사주의 "나"다. 네 기둥 여덟 글자 중 가장 중요한 한 글자가 규칙으로는 못 구하고 만세력을 펴야만 나온다는 점이, 초심자에게는 다소 허무하지만 실무의 현실이다. 손으로 다 세우던 시대에도 일주만큼은 만세력 책을 찾았다.
하루의 경계는 어디인가? 자정(0시)이 아니라 자시(밤 11시)부터 다음 날로 볼 것인가를 두고 학파가 갈린다. 이것이 야자시 논쟁이며, 아래 5절에서 다룬다.
4. 시주 세우기 — 두 시간짜리 열두 조각
하루를 지지 12글자로 나누면 한 글자가 두 시간씩 맡는다. 밤 23시~01시가 자시, 01~03시가 축시… 제1부 3장의 지지 표에서 본 그 시간표다. 태어난 시각이 어느 시진에 속하는지 찾으면 시지(時支)가 정해진다.
시간(時干)은 월간과 같은 원리로 일간에 따라 정해진다(시두법·오서둔). 역시 표로 본다:
| 일간 | 자시(23~01시)의 시간 | 이후 |
|---|---|---|
| 갑(甲)·기(己)일 | 갑자(甲子)시부터 | 을축, 병인, 정묘… 순서대로 |
| 을(乙)·경(庚)일 | 병자(丙子)시부터 | 정축, 무인, 기묘… |
| 병(丙)·신(辛)일 | 무자(戊子)시부터 | 기축, 경인, 신묘… |
| 정(丁)·임(壬)일 | 경자(庚子)시부터 | 신축, 임인, 계묘… |
| 무(戊)·계(癸)일 | 임자(壬子)시부터 | 계축, 갑인, 을묘… |
이어서 아까의 예를 마저 완성하자. 1972년 11월 25일의 일주는 만세력에서 경신(庚申)으로 나온다. 일간이 경(庚)이므로 표에서 을·경일은 자시가 병자(丙子)시부터다. 병자(자시), 정축(축시), 무인(인시), 기묘(묘시), 그리고 진시(07~09시)는 경진(庚辰)시. 아침 8시 30분 출생이라면 시주는 경진 — 이렇게 임자년·신해월·경신일·경진시, 여덟 글자가 완성된다.
5. 경계선의 문제들 — 야자시, 진태양시, 서머타임
야자시(夜子時) — 밤 11시의 국경
밤 23시~01시는 자시인데, 이 두 시간의 한가운데(0시)에서 달력의 날짜가 바뀐다. 그러면 밤 11시 반에 태어난 사람의 일주는 오늘인가 내일인가? 전통 학설은 자시가 시작되는 23시부터 다음 날의 일주를 쓴다(자시일변설). 반면 23시~0시는 날짜는 그대로 두고 시간만 자시로 보자는 야자시설도 널리 쓰인다. 어느 쪽이 옳은지는 지금도 합의가 없다 — 이 사이트의 만세력은 두 방식을 모두 지원하니, 23~24시 출생자는 두 설정의 결과를 비교해 보길 권한다.
진태양시 — 시계의 정오와 태양의 정오는 다르다
사주의 시간은 본래 "해가 남중하는 순간이 정오"인 태양 시간이다. 그런데 한국 표준시(KST)는 일본 아카시(동경 135도)를 지나는 자오선 기준이라, 서울(동경 127도)의 실제 태양은 시계보다 약 32분 늦게 남중한다. 즉 시계가 12시 30분일 때가 서울의 태양 정오다. 그래서 정밀한 사주 계산은 출생지 경도에 따라 30분 안팎을 빼 주는 진태양시 보정을 한다. 시진의 경계(예: 09시, 11시) 근처에서 태어난 사람은 이 보정으로 시주가 바뀔 수 있다.
서머타임 — 시계를 1시간 돌렸던 시대
한국은 1948~1960년, 그리고 1987~1988년(서울올림픽 전후)에 서머타임(일광절약시간)을 시행했다. 이 기간의 출생 시각은 시계가 실제보다 1시간 빠르게 맞춰져 있었으므로, 기록된 시각에서 1시간을 빼고 시주를 계산해야 한다. 1987~88년 5~10월생은 특히 확인이 필요하다.
출생 시각을 모른다면
시주 없이 여섯 글자(삼주三柱)로 본다. 성격·기질·대운 흐름 같은 큰 골격은 삼주로도 충분히 읽히지만, 시주가 맡는 자녀·말년 영역과 신강약의 정밀도는 떨어진다. 모르는 시간을 임의로 채워 넣는 것보다 "모른다"로 두고 보는 편이 정직한 감명이다.
- 상단 만세력 메뉴에서 내 생년월일시를 입력하고 사주를 뽑는다.
- 연주: 내 생일이 입춘(2/4 무렵) 전이라면 전년도 간지가 나오는지 확인한다.
- 월주: 위 절기 표에서 내 생일이 속한 달(월지)을 찾고, 월두법 표로 월간까지 맞춰 본다.
- 시주: 시두법 표로 시간을 직접 구해 앱의 결과와 비교한다. 진태양시 보정을 켜고 끄면서 시주가 바뀌는지도 본다.
- 1987~88년생이라면 서머타임 해당 여부를 검색해 보정한다.
- 연주·월주의 경계는 절기(입춘·경칩·청명…)이고, 날짜만이 아니라 절입 "시각"까지 따진다.
- 월간은 연간에서(월두법), 시간은 일간에서(시두법) 자동으로 결정된다 — 표만 있으면 된다.
- 일주만은 순수 순환이라 만세력 없이 못 구한다. 일간이 "나"이므로 사실상 사주의 심장을 만세력이 쥐고 있다.
- 경계선 3대 복병: 야자시(23~01시 출생), 진태양시(시진 경계 ±30분), 서머타임(1948~60, 1987~88).